2008년 12월 13일
불경기에 다는 넋두리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IMF를 맞았다. 하지만 사실 필자는 IMF를 그닥 몸소 크게 체험해보지 않았다. 어머니는 선생님(공무원)이셔서 일정 봉급이 보장되었고, 아버지는 공부하시느라 별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 않으셨다. 거기다 어머니께서 근무하시던 곳이 완도의 조그만 섬이라 불경기의 한파가 그곳까지 몰아닥치지는 않았다. 아니, 적어도 우리 가정은 불경기 때나 평상시때나 상태가 비슷했던 듯하다. 이후에는 필자는 나름 풍족한 삶을 살아왔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학원 사업은 비록 한 차례 붕괴 위기를 겪었지만, 나름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학원도 확장하고 원생 수도 크게 증가하였다. 사교육 불패의 경제적 이득을 몸소 느끼고 성장한 사람이라고 할 법하다.
하지만 이번에 필자에게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불경기'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9월경부터 아버지 학원 사정이 끊임없이 나빠지는 고로 집에서도 필자에 대한 지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전화를 할 때마다 집안 사정이 크게 나빠지고 있음이 말의 내용과 어머니의 어조에서 강하게 묻어나왔다. 자세한 사정은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기 그렇지만, 분명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돈을 좀 구해보려고 하면 그것 역시 마뜩찮다. 요즘은 과외자리도 크게 줄어들어, 있는 사람들도 과외자리를 잘리고 있는 판국이라 서울에서 과외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설령 과외를 구한다고 해도, 과외용 공부 시간, 이동 시간 등 본인이 잃어버릴 시간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섣불리 과외를 잡기가 망설여진다. 학교에서 일하는 봉사장학생은 왜 그리도 TO가 안나는지 몇 번을 전화해봐도 자리가 없다는 말 뿐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서울에서 그러한 일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그것은 지출의 감소만을 의미할 뿐, 적자재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당장 내년 등록금도 집안에는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어제도 어머니가 집안일로 쓸 수 있는 유용금이 모두 바닥났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러면서도 공부할 돈은 부족함 없이 대 주겠다는 말을 할 때 마음에서 피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괜히 역사공부 하겠다고 책 부여잡고 사회 비판 하는 것이 왠지 한날의 유희와 낭비로 느껴지기까지 했다.(물론 이 감정은 매우 잠깐 동안이긴 했지만...)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필자가 눈물을 머금고 선택한 방법은 계절학기를 취소하고, 녹두에 있는 방을 빼고 순천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이것은 필자에게 커다란 인간관계의 피해를 야기할 것이다. 필자는 여러 공동체에 중첩하여 들어가 있는 상태로, 진보신당(12월 15일 입당 예정), 인문대학 역동반, 문예창작동아리 참 이렇게 세 군데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이 세 단체는 모두 방학 때 중요한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제2창당과 맞물려 학교 내 당학생운영위원회를 창설할 계획이다. 그리고 인문대에 진보신당 새내기가 많지 않은 관계로, 내가 인문대측 참가자로 활동을 열심히 하여 중추를 맡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계획 역시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인문대학 역동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새내기맞이 뽕은 제대로 맞긴 한 듯하나, 대다수가 이기적이고 반 일은 할 줄 몰라 오티책 등 중책은 총대를 매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내가 나서서 좀 일을 도와주려 했으나, 방학 때 내려가게 된다면 이 역시 할 수 없다. 문예창작동아리 참은 더욱 큰 위기를 맞을 것이다. 08학번 중 이번 학기에 2명이 들어왔는데 한 명은 카추사에 붙어서 내년 3월에 군대에 갈 것이다. 따라서 본인이 동아리에서 핵심 코어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동아리장 맡을 사람이 없으니 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번 방학에 중요한 일을 맡을 예정인데 역시 순천에 내려가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소울메이트가 어학연수차 미국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그러면 순천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소울메이트와 같이 있지 못한다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셈이 된다. 하지만 그녀도 역시 이번 여행이 그닥 마음 편한 여행은 되지 않을 것이다. 환율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국가는 그것을 어떻게든 통화스와핑과 지금까지 모아둔 외환보유액을 사용하여 방어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행히도 1년 정도의 단기 연수라 그 기간에 갑자기 외환보유고 고갈로 환율이 2000원대로 치솟는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듯하나,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고 지금 상황의 환율 역시 부담스러운지라 떠나는 발걸음 못 붙잡는 입장에서 전혀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어쩌면 내년 1학기에 급작스레 군대를 가게 될 지도 모르겠다. 순전히 등록금을 아끼고 이후에 끊김없이 공부를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기왕 서양사학과 들어왔고 졸업 앞둔 여러 선배들의 공부에 관련된 조언을 들어야 하기에 다음학기에 당장 군대 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자금 사정이 나빠짐에 따라 선택의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언제 군대로 끌려갈 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내년은 덜덜 떨면서 공부를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사람한테 가장 중요하고 1차적인 욕구는(유태인 수용소 경험자에 따르면 성욕보다도 앞서는) 먹고 사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필자는 그러한 욕구에 굴복하고 집안 지출을 줄이기 위해 방학에 순천에 내려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잃어버릴 것들이 너무 많고, 소울메이트에 대한 걱정은 그 가운데 더욱 커진다. 제발 일이 잘 풀렸으면 하지만 정부와 국회가 하는 꼴 봐서는 앞으로 4년 내 경제 회생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듯하다.
하지만 이번에 필자에게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불경기'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9월경부터 아버지 학원 사정이 끊임없이 나빠지는 고로 집에서도 필자에 대한 지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전화를 할 때마다 집안 사정이 크게 나빠지고 있음이 말의 내용과 어머니의 어조에서 강하게 묻어나왔다. 자세한 사정은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기 그렇지만, 분명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돈을 좀 구해보려고 하면 그것 역시 마뜩찮다. 요즘은 과외자리도 크게 줄어들어, 있는 사람들도 과외자리를 잘리고 있는 판국이라 서울에서 과외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설령 과외를 구한다고 해도, 과외용 공부 시간, 이동 시간 등 본인이 잃어버릴 시간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섣불리 과외를 잡기가 망설여진다. 학교에서 일하는 봉사장학생은 왜 그리도 TO가 안나는지 몇 번을 전화해봐도 자리가 없다는 말 뿐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서울에서 그러한 일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그것은 지출의 감소만을 의미할 뿐, 적자재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당장 내년 등록금도 집안에는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어제도 어머니가 집안일로 쓸 수 있는 유용금이 모두 바닥났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러면서도 공부할 돈은 부족함 없이 대 주겠다는 말을 할 때 마음에서 피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괜히 역사공부 하겠다고 책 부여잡고 사회 비판 하는 것이 왠지 한날의 유희와 낭비로 느껴지기까지 했다.(물론 이 감정은 매우 잠깐 동안이긴 했지만...)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필자가 눈물을 머금고 선택한 방법은 계절학기를 취소하고, 녹두에 있는 방을 빼고 순천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이것은 필자에게 커다란 인간관계의 피해를 야기할 것이다. 필자는 여러 공동체에 중첩하여 들어가 있는 상태로, 진보신당(12월 15일 입당 예정), 인문대학 역동반, 문예창작동아리 참 이렇게 세 군데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이 세 단체는 모두 방학 때 중요한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제2창당과 맞물려 학교 내 당학생운영위원회를 창설할 계획이다. 그리고 인문대에 진보신당 새내기가 많지 않은 관계로, 내가 인문대측 참가자로 활동을 열심히 하여 중추를 맡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계획 역시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인문대학 역동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새내기맞이 뽕은 제대로 맞긴 한 듯하나, 대다수가 이기적이고 반 일은 할 줄 몰라 오티책 등 중책은 총대를 매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내가 나서서 좀 일을 도와주려 했으나, 방학 때 내려가게 된다면 이 역시 할 수 없다. 문예창작동아리 참은 더욱 큰 위기를 맞을 것이다. 08학번 중 이번 학기에 2명이 들어왔는데 한 명은 카추사에 붙어서 내년 3월에 군대에 갈 것이다. 따라서 본인이 동아리에서 핵심 코어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동아리장 맡을 사람이 없으니 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번 방학에 중요한 일을 맡을 예정인데 역시 순천에 내려가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소울메이트가 어학연수차 미국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그러면 순천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소울메이트와 같이 있지 못한다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셈이 된다. 하지만 그녀도 역시 이번 여행이 그닥 마음 편한 여행은 되지 않을 것이다. 환율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국가는 그것을 어떻게든 통화스와핑과 지금까지 모아둔 외환보유액을 사용하여 방어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행히도 1년 정도의 단기 연수라 그 기간에 갑자기 외환보유고 고갈로 환율이 2000원대로 치솟는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듯하나,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고 지금 상황의 환율 역시 부담스러운지라 떠나는 발걸음 못 붙잡는 입장에서 전혀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어쩌면 내년 1학기에 급작스레 군대를 가게 될 지도 모르겠다. 순전히 등록금을 아끼고 이후에 끊김없이 공부를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기왕 서양사학과 들어왔고 졸업 앞둔 여러 선배들의 공부에 관련된 조언을 들어야 하기에 다음학기에 당장 군대 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자금 사정이 나빠짐에 따라 선택의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언제 군대로 끌려갈 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내년은 덜덜 떨면서 공부를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사람한테 가장 중요하고 1차적인 욕구는(유태인 수용소 경험자에 따르면 성욕보다도 앞서는) 먹고 사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필자는 그러한 욕구에 굴복하고 집안 지출을 줄이기 위해 방학에 순천에 내려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잃어버릴 것들이 너무 많고, 소울메이트에 대한 걱정은 그 가운데 더욱 커진다. 제발 일이 잘 풀렸으면 하지만 정부와 국회가 하는 꼴 봐서는 앞으로 4년 내 경제 회생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듯하다.
# by | 2008/12/13 11:49 | 감자의 소소한 일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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